속상해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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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께부턴가 큰누나 첫 째 딸(나로선 조카) 몸이 불덩이같았다. 체온을 재 보니 38℃가 넘어가고.. 평소 땀을 잘 흘리던 앤데 이리 더운 날씨에도 체온이 올라가니 땀이 하나도 안 나더라. 소아과에선 열감기라고 했다고 하고, 해열제를 먹이긴 했는데도 저녁엔 40℃까지 올라갔단다.

조그만 상처 하나에도 호들갑 떨고 반창고 안 붙이면 울고 떼 쓰던 앤데.. 어른같았으면 그 정도 열이면 정말 머리 아프고 노곤해서 아무 것도 못 할텐데.. 엄살 한 번 안 피우고 평소보다 말도 잘 듣고, 그래도 기운은 없는지 축 늘어진 게 짠하더라.

옷 다 벗겨놓고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서 체온을 낮추느라 엄마랑 누나는 분주했고.. 그 와중에도 얌전하게 앉아있는 게 안쓰럽고 대견하고. 기운 없어서 엎드려 일어나지도 못하고 엉덩이만 들고 꼼짝도 않다가 가끔 잠들고. 차라리 아프다고 투정부리고 울 것이지..

나는 더워서 자다 깬 지금 이 새벽. 잠깐 열이 내린 듯하다 지금은 또 38.5℃가 넘어간 듯하다.

조카는 그렇게 잠들었는데.. 이번엔 아빠가 못 일어나신다. 머리가 어지러워서 꼼짝을 못하고 뒷목이 뻣뻣하게 굳은데다 온 몸이 식은 땀으로 뒤범벅. 속은 메스꺼운지 헛구역질도 계속 하시고. 올 해 들어 이렇게 갑작스레 몸을 못 가누게 된 경우가 몇 번째인지 잘은 모르겠다. 병원 응급실을 가 봐도 그냥 포도당 주사만 놔 줄 뿐 별 이상은 없다고 하고. 건강검진에도 별다른 이상 증상은 없는데...

아픈 아이, 아빠 덕에 엄마는 잠도 제대로 못 주무셨을테고.. 그저 집에서 속 편한 건 나 혼자뿐인가.

당장 해 치워야 할 조교 일은 밀려있고, 그런데도 학교는 못가고 엄한 회사에 가서 멀둥멀둥 하는 거 없이 자리나 지키고 있어야 하는 지금 이 상황도 참 지랄맞다. 오후에 부모님 모시고 병원엘 가 보긴 해야겠는데.. 파견 나가 있는 회사에서도 눈치 보이고.. 처리해야 할 조교 업무도 그렇고.

하나 하나씩 던져 주면 해볼 만 하겠는데.. 왜 이렇게 뭉쳐서 덤벼드는건지.

아무래도 새벽 일찍 학교 가서 정리할 건 정리하고 파견나간 회사에 일거리를 좀 들고 가야지 싶다. 아무튼 속상하고 .. 많이 슬픈 그런 새벽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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